베이킹은 무리다. 작은 집에는 밀가루를 포함해 베이킹 재료가 아무것도 없다. 빵 만들겠다며 하나씩 하나씩 살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. 요리하는 과정 하나하나를 즐기고 공을 들이는 것을 즐거워하는 쪽은 아닌 게 확실하다. 집에서 갓 구운 빵을 먹고 싶지만 최소한의 노력만 딱 투입하고 싶다. 이럴 때는 진심으로 미니멀 라이프다.

인터넷에서 생지를 판다.
빵 반죽을 다 만들어 동글동글하게 빚어 얼린 채로 파는 거다. 그리고 그걸 이용해서 편하고 쉽게 집에서 갓 구운 빵을 먹는다.
이건 뭐 레시피도 아니다. 상온에서 비닐을 덮어 두 시간 해동시키고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 세 시간 또 상온에서 비닐을 덮은 채 3시간 발효시켜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에 구워 먹으면 끝이다. 작은 집에는 오븐이 없으니 에어프라이어에 구워 먹는다.
고맙게도 사은품으로 식빵을 구울 수 있는 은박틀이 왔다. 거기에 해동한 거 세 덩어리 넣고 3시간 있으면 부풀어 오른다. 그때 구우면 된다. 해동부터 그 틀에 넣고 한 적도 있다. 잘만 된다. 최대한 편하게 하자.
모닝빵 역시 따로 모양 만들 필요도 없다. 그냥 접시에 포일 깔고 널찍널찍하게 올린 채 해동과 발효를 함께 해 5시간 정도 두면 하얀 찐빵처럼 부풀어 있다. 포일 채 그대로 옮겨 구우면 된다. 꽃잎처럼 자기들끼리 붙었으면 붙은 채로 구워서 뜯어먹는다. 식빵이랑 다를 거 뭐 없다.

미식가는 아닌 게 틀림없다. 빵 맛이 무엇이 다른지 잘 모른다. 그저 빵 굽는 냄새로 작은 집 안이 점점 채워지는 것이 분 단위로 실감이 나는 것이 좋다. 직전까지 안에 넣고 구워 뜨거운 줄 알면서 또 지금 당장 노르스름한 표면 안의 결들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포크까지 빵을 스윽 벌려 보는 그 순간이 좋다. 옅은 갈색으로 바삭하게 익은 표면과 달리 품고 있던 하얀 김을 쏟아 내면서 보이는 촉촉하고 말랑하게 따끈한 안을 손가락으로 잡아당겨 살짝 뜨겁다 싶을 정도의 커피와 함께 마시면 이 작은 집이 빵 성지고 가장 맛있고 가장 편안한 카페다.

한낮에 즐기는 갓 구운 빵과 방금 원두를 갈아 새로 내린 커피는 그저 완벽하다. 하루에 이렇게 완벽한 순간이 있다면 좀 자잘 자잘한 것들이 귀찮게 하더라도 이건 몹시도 괜찮은 하루인 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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